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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성호(二人成虎), 경찰의 왜곡된 정의

直說(직설) 2024. 8. 28.
이인성호(二人成虎) [나는 그들이 한 짓을 알고 있다 – 번째 이야기]

고사성어에 이인성호(二人成虎)란 말이 있을까? 없다.
적어도 3명이 유사한 말을 하면 사실로 믿었다는 것에서 삼인성호(三人成虎)란 고사가 생겼다. 그런데 어떻게 된 세상일까, 대한민국 경찰은 이인성호를 창조했다. 무덤에 잠들어 있던 방총이 웃을 일이다.

삼인성호(三人成虎)

세 명이면 호랑이도 만들 수 있다는 고사성어다. 거짓말도 여러 사람이 하면 믿게 된다는 비유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삼인성호가 이인성호로 바뀌었다
삼인성호가 이인성호로 바뀌었다

전국 시대 위나라 혜왕은 조나라와 강화를 맺었다. 그 증표로 태자를 볼모로 보내게 되었다. 귀한 신분인 태자를 타국에 홀로 보낼 수 없다고 여긴 혜왕은 후견인 한 사람을 붙이기로 했다. 발탁된 사람은 방총이란 대신이었다. 출발하기 전, 방총이 혜왕에게 물었다.

"전하, 지금 누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그런 터무니없는 소리를 누가 믿겠소."
"그러면 또 한 사람이 같은 소리를 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역시 믿지 않을 거요."
"만약 세 번째 사람이 똑같은 말을 하면 그때도 믿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땐 믿어야겠지."

이 말을 들은 방총은 임금에게 간곡히 말했다.

"전하,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날 수 없다는 것은 어린아이도 아는 일입니다. 그러나 두 사람, 세 사람,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여럿이다 보면 믿게 됩니다. 예컨대 '없는 호랑이를 사람 셋이 만드는 셈'이지요. 신은 이제 태자마마를 모시고 조나라로 떠나게 되나, 신이 떠난 후, 신을 비방하는 사람들이 여럿 나타날 것입니다. 조나라 서울 한단은 저잣거리보다 수천 배나 멀리 떨어져 있기에 신으로서는 변명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쪼록 전하께서는 이 점을 참작해 주시옵소서."
"과인의 아들을 맡기면서 어찌 경을 의심하겠소? 절대 그런 일 없을 것이니 안심하고 떠나도록 하오."

방총이 태자를 모시고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를 헐뜯는 소리가 임금 귀에 들렸다. 혜왕은 일축했다. 같은 소리가 두 번 세 번 이어지자 혜왕은 자기도 모르게 귀가 솔깃해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태자는 돌아왔지만, 방총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경찰은 이인성호 (二人成虎)를 창조했다.

내 신분은 공무원이었다. 26년 만에 공무원 꽃이라는 사무관 진급도 했다. 그랬던 나에게 파면이란 형벌이 내려졌다. 공직선거법을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물증은 없다. 증인도 없다. 두 사람이 유사한 증언을 했다는 것이 유일한 증거였다. 그들의 거짓임이 입증될 수두룩한 증거들을 제시했지만, 판사는 실형을 선고했다.

고사에서 보듯, 아주 오랜 옛날에도 세 명이 호랑이를 봤다고 말해야 믿었다. 어떻게 돌아가는 세상일까, 요즘엔 두 사람만 호랑이를 봤다고 하면 믿는다. 사람들이 믿었던 게 아니다. 우리가 정권의 충견이라 부르는 그들이 조작했다. 자신들이 만든 시나리오가 어긋날라 치면 온갖 거짓을 가져다 붙였다.

그들은 이인성호(二人成虎)를 창조했다. 위나라 방총이 무덤에서 웃을 일이다.

다들 끝난 사건이라고 했다. 나는 끝낸 적이 없다는데 모두 끝났다고들 한다.

그 이야기를 담았다.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들여다봤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명예라는 게 있다. 사건 배경인 지명과 등장인물 모두 이니셜(Initial) 내지 가명(假名)으로 다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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