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네이버 밴드 부운영자 증언에서 드러난 경찰의 불법 밴드 침투와 조작

aulir 2024. 10. 10.
네이버 밴드 부운영자 증언에서 드러난 경찰의 불법 밴드 침투 [나는 그들이 한 짓을 알고 있다 – 스물아홉 번째 이야기]

네이버 밴드 부운영자인 통닭집 사장이 증언대에 섰다. 그녀의 증언을 통해 경찰이 밴드 침투를 위해 어떤 거짓말과 조작을 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 우리가 경찰을 신임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범인을 만들기 위해 사건을 조작한다는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모든 경찰이 그렇진 않을 것이다. 산골마을 일부 경찰로 인해 전체가 폄하되지 않기를 바란다.

 

네이버 밴드 부운영자, 통닭집 사장 등장

다음 증인은 네이버 밴드 부운영자인 '통닭집 사장'이었다. 일반인이 법정 증인으로 나서긴 쉽지 않다.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진실만을 말한다고 해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 법정이다. 증언 전 거짓말을 하면 위증의 벌을 받을 수 있다는 압박도 받는다. 그녀는 변호인 질문에 밴드 활동 경위에 대해 증언했다.

네이버 밴드와 경찰 이미지
네이버 밴드와 경찰 이미지

"운영자(M 씨)하고 저하고 면장님하고 셋이서 저희 가게에서 담소를 즐길 때, 저희는 서울에서 이사를 왔기에 이방인이에요. 그래서 사실은 면장님이 부임하셔도 일일이 인사 안 오시면 면장님이 누구신지 모르고 그냥 지나치고, 동네일도 장사만 해서 잘 몰라요. 그래서 얘기하던 중에, 면장님이 인사 오시니까 저흰 너무 반갑고, 그리고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으니까 그런 얘기를 하던 와중에, 그러면 '남성면 사람들'이라는 밴드를 한번 우리가 만들어보자고 해서 셋이서 그냥 우연히 만들었어요."


다소 긴장한 듯한 통닭집 사장의 증언은 일목요연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정답을 말했다. 경찰은 나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신청서에 '피의자는 현 군수를 당선시키자는 의도를 가지고 밴드를 개설…'이란 것을 강조했지만, 통닭집 사장 증언처럼 외지인들과 원주민들 소통, 행정정보 신속 제공을 목적으로 그냥 우연히 만들게 된 것이다. 경찰의 거짓은 통닭집 사장 증언에서도 드러났다.

밴드 개설 경위

"이 사건 밴드는 누구에게나 공개된 밴드인가요?"

"처음엔 많은 회원 수가 필요해서 저희 셋(운영자, 부운영자, 면장)이서 승인 없이 막 다 알려서 들어오게 했어요. 근데 이렇게 커질 줄 몰랐고, 처음에는 가입신청을 하면 바로 들어오게 했어요. 그래서 저희 셋이서 계속 글을 올리고 사람들을 모아야 했죠. 그런데 어느 순간 700명이란 숫자로 늘어난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이건 안 되겠다 싶어서 회원가입 승인절차를 밟게 했죠. 그래서 대상을 우리 지역 남성면 사람들로 하자, 그렇게 된 거죠. 그러니까 남성면 사람들한테만 가입이 허용된다는 거죠."


경찰은 뭐라고 했었나? '비공개 밴드였다. 그래서 한 수사관이 김영철이란 가명으로 잠입해 면장이 밴드에 쓴 글을 모두 긁어왔다'고 하지 않았던가! 경찰이란 조직을 국민이 신뢰하지 못하는 부분 중 이처럼 '거짓으로 범인을 만들려는 획책'도 한몫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변호인은 경찰의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입증하려는 듯했다.

남성면 사람들은 소통을 위한 밴드

"남성면 주민들로 밴드 회원을 한정한 이유가 뭔가요?"

"그냥 우리 남성면 사람들이 알고 즐기고 봐야 할 거, 그런 것만 우리 면 위주로만 돌아가기 위해서 그렇죠."


통닭집 사장은 민간인이다. 변호인이나 검사, 공무원들처럼 계산된 발언을 할 줄 모른다. 증언대에 선 이유도 진실만을 말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녀의 증언을 굳이 해석하자면 이런 내용으로 읽힌다.

밴드 회원을 남성면 사람들로 한정한 건, 지역 내 경조사 등 미담사례, 행정정보, 사는 이야기 등 공유로 지역주민 단합을 도모하기 위함.

경찰 주장대로, 백 번 양보해 내가 현 군수 당선을 위해 밴드를 만들었고, 글을 게시했다면 타 읍면까지 확대해 나가는 것이 유리하지 않았겠나.

사실 인근 다른 면 주민을 포함하자는 일부 회원 의견도 있었으나 적극적으로 반대했던 사람이 나였었다. 경찰도 조사했을 테니, 그들은 알았을 것이다.

밴드, 경찰은 역기능만 추측했다

"밴드 개설 취지를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취지는 저희 같은 이방인들이 우리 면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을 알 수 있게, 그다음에 면사무소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민원을 요청해야 하는지, 또 행정에서 추진하는 교육은 어떤 건지, 그다음에 부고나 결혼식이나 그런 거, 어느 가게가 개업했다든지, 아니면 무료 나눔, 여러 가지 등등이 있어요."

"실제로 민원처리 기능도 있다고 들었는데, 민원이 접수되고 신속하게 처리가 되나요?"

"면장님께서 우리 면장으로 계실 때, 밴드에 민원 제기를 올리면 면장님이 즉각 '네, 이건 하겠습니다, 위에 보고하겠습니다,' 그렇게 직접 되니까 우리 면 모든 일이 활발하게 진행이 됐었어요."

"밴드 내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게시글이 한 번이라도 올라온 적이 있나요? 특정 후보를 뽑아 달라 그런 거…."

"그런 건 없었어요."

"피고인이 게시한 글 중에 현 군수가 일부 언급된 글들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요?"

"있었죠."

"그러한 글에 대해서 운영진 내부적으로 부적절하다고 판단이 되거나 논란이 되었던 적 있나요?"

"그런 일은 한 번도 없었어요. 왜냐면 지지하거나 그런 글이 아니었거든요."

"운영자도 마찬가지였나요?"

"운영자나 1천 명이 넘는 회원 누구도 그와 관련한 문제는 없었어요."


다시 말하지만, 부운영자가 말한 운영자는 선거운동 기간 중 D당 후보인 유서현(가명) 선거운동원이었다. 그랬던 운영자도 문제를 제기한 적 없었다. 주민들(네이버 밴드 회원들) 성향은 다양하다. 어느 사람 하나 내가 밴드에 올린 글에 대해 불편을 느끼거나 불만을 제기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 통닭집 사장 증언이었다.

판사 질문, 통닭집 사장이 잘못 이해했다

검사는 밴드 운영자와 부운영자 역할을 물었다. 질문 의도는 뻔했다. 부운영자인 통닭집 사장이나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 즉 D당 성향을 지닌 사람들'을 강제 탈퇴시킬 권한이 있는지 알고자 함이었다. 통닭집 사장은 검사 질문을 일축했다.

"운영 권한 모두는 운영자에게만 있어요!"

검사 질문 중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는 "외지인이 의도적으로 신분을 속이고 가입해도 걸러낼 수 있는 장치가 없다고 했잖아요. 그랬을 때 밴드 운영에 문제가 있었던 적 있으세요?"란 질문이다. '경찰이 김영철이란 가명으로 잠입했었는데 너희들은 몰랐지 않았느냐?'란 취지다.

'남성면 사람들' 네이버 밴드는 주민들 간 소통을 위한 창구다. 운영체계는 허술할 수 있다. 그걸 이용한 경찰이나 이를 합리화시키려는 검찰, 뭐가 다른가? 검찰 질문이 끝나자, 배석판사가 물었다.

"회원자격을 문서로 이렇게 딱 만들어 놓은 그런 게 있나요? '남성면 사람들'에 가입할 수 있는 회원요건은 아래와 같다.' 뭐 이렇게 문서로 딱 정리해 놓은 그런 게 있습니까?"

"규칙 같은 거는 윤곽만 잡아 놨는데, 지금 만들지 않았어요."


통닭집 사장이 잘못 말했다. 회원자격을 문서로 만들어 놓은 건 없지만, 밴드 내부에 운영지침이 버젓이 존재한다. 그녀는 판사 질문에 '문서에만 국한'해 생각했던 모양이다. 밴드 모양새는 이렇다.

과연 이게 경찰 주장과 같은 공개밴드일까요?

밴드 좌측엔 밴드를 대표하는 그림이 보이고, 아래에 다음과 같은 안내 문구가 있다.

「이 밴드는 남성면에 사는 주민들의 소소한 이야기방입니다.」

이 문구는 네이버 밴드 개설 초기에 운영자가 작성한 글이다. 남성면 사람들로 제한된 비공개 밴드임을 뜻한다. 경찰은 대체 뭘 보고 공개밴드라고 했을까?

밴드 우측엔 '필독'이란 글이 있다. 밴드에 접근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운영자가 2017년도에 작성한 글이다.

[필독] -「회원분들께 알립니다. 밴드에 대해 안내 말씀을 드립니다. 이 밴드 목적은 단순합니다. 요즘 저희 사회는 예전과 달리 바쁘게 살아가고 있어 시골이라 해도 이웃에 누가 사는지 잘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또 정보는 홍수처럼 넘쳐나고 있는데 실상 그 정보를 알고 활용해야 할 부분들을 제대로 정보를 알지 못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이 밴드가 개설되었습니다. 이 밴드는 남성면 주민들 일상생활 및 정보를 공유하며 서로 소통하는 창구로만 활용하는 데 목적을 두겠습니다. 밴드 목적과 관계없는 정보성 글들, 광고성, 음란물, 음란성 글 및 정치성 글들은 리더 권한으로 삭제하겠습니다.」


이 안내글 또한 회원가입을 남성면으로 제한했고, 금지글에 대한 언급이 있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밴드 회원가입 버튼을 누르면,

「이 밴드는 남성면에 사는 주민들의 소소한 이야기방입니다. 가입 질문에 답해주세요.
Q. 1. 남성면 어느 곳에 거주하십니까? 2. 프로필에 실명과 함께 사시는 곳을 꼭 써주세요. 예) 홍길동(00리) ※ 이 두 가지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가입이 되지 않습니다.^^ 답변을 작성해 주세요.」

이렇게 돼 있다. 경찰은 이 네이버 밴드가 공개밴드이기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어디를 봐 공개란 말인가!

경찰이 의도적으로 밴드에 침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판사 질문 또한 경찰 밴드 접근 위법성을 알기 위함인 듯했으나, 통닭집 사장은 판사 질문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 부운영자를 충분히 이해한다. 난생 처음 서 보는 법정에서 누구나 긴장하기 마련이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댓글